《모녀의 세계》
《모녀의 세계》는 엄마와 딸을 그들의 공간에서 촬영한 사진연작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어느 날 거울 속 내 모습에서 어머니를 발견했다. 나이가 들수록 표정이나 몸짓이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우리는 어떤 사진을 함께 찍었을까?"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다른 모녀들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실제 엄마와 딸을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촬영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닮음과 차이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거울 속에는 현재의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고, 때로는 딸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나에게 거울은 서로 다른 세대의 기억과 시간이 만나는 공간이다.
촬영을 하며 나는 모녀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을 발견했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때로는 갈등하고 가까우면서도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서로를 닮아가면서도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사진 속 거울은 이러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거울 속 모습과 실제 모습이 겹치고 어긋나는 장면을 통해 관계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작업은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여성과 가족,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나는 모녀라는 관계를 통해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살펴보고 여성들이 서로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