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세계》는 엄마와 딸을 그들의 공간에서 촬영한 사진연작이다.나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나와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라는 그리움과 상상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현실을 담는 듯하지만 언제나 연출이 개입된다. 자연스럽게 찍으려 노력했지만, 전문 모델이 아닌 실제 인물들이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어색함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자연스러움’이라는 것도 하나의 연출이 될 수 밖에 없다.
모녀 관계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그 관계를 사랑이라 부르지만 그 안에는 부모로서의 욕심과 집착, 사회가 정한 역할이 존재하며 이것은 여전히 어머니와 딸에게 각자의 역할을 기대한다. 어머니는 헌신적인 존재로 딸은 이해심 많은 존재로 요구되며 그 안에서 감정과 욕망은 종종 억눌린다. 서로에게 ‘좋은 엄마’, ‘좋은 딸’이 되려는 마음은 진짜 감정보다 역할에 가까워지도록 만들기도 한다. 비단 모녀사이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처를 주고받기 쉬운 것처럼 그 관계는 언제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작업은 단순한 모녀의 초상을 넘어 그들이 공유하는 침묵속에서 그들만이 아는 무언가를 보여주고자했다. 사진이 현실을 담는 동시에 왜곡을 하듯 엄마의 사랑도 순수한 본능인 개인적 감정의 표현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규범에 의해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수연 그리고 희경, 2024, Archival Pigment Print
수하 그리고 희경,2024, Archival Pigment Print
보은그리고 희승 , 2024, Archival Pigment Print
로희, 보미 그리고 한옥, 2024, Archival Pigment Print
연재 그리고 광현, 2024, Archival Pigment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