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phy_Me》는 오랜 관계 속에서 형성된 자신의 위치를 다시 바라보며 풍경 속에 스스로를 세워 존재와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작업이다. 나는 오랫동안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딸로 살아왔다. 가족 안에서 누군가를 돌보고 지지하는 역할에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주변인’이자 ‘배경인’으로 머물러 있었다. 중년에 접어들며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과 불안이 찾아왔고 그 감정이 젊은 시절 잃었던 어머니와 언니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고 생각했던 상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었다. 그 감정을 마주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처음에는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그림 속 인물이 광활한 풍경 앞에서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자각하듯 나 또한 풍경 속에 서서 나의 위치를 바라보고자 했다. 이후 작업을 하면서 배경은 자연에만 머물지 않고 예전에 살던 장소와 지금의 일상 공간, 낯선 도시로까지 확장되었다. 그것은 단순히 장소를 바꾼 것이 아니라 내가 익숙하게 살아온 자리에서 벗어나 보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빛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유는 오랫동안 ‘배경’에 머물러 있었다고 느껴온 나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나는 얼굴을 감춤으로써 오히려 나의 상태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그것은 상실을 숨기는 행위를 넘어 그 감정을 인정하고 현재의 나를 확인하려는 태도이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Trophy.Me#00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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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0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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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0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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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0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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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0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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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2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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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3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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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hy.Me#03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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